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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로 전하는 냥_심 ; 냥의 마음들

[드라마보냥#3_이번생은 처음이라] : 터널을 지나는 그대들. 건투를 빕니다. 본문

드라마보냥

[드라마보냥#3_이번생은 처음이라] : 터널을 지나는 그대들. 건투를 빕니다.

냥심 2020. 4. 22. 22:40

안녕하세요! 냥심입니다 :-> 

오랜만에 글을 쓰네요!@ 최근에 드라마 리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서, 

서평으로 돌아오려고 했는데, 아직 서평 글이 마음에 안 들어서 ㅜㅅㅜ 

드라마 <이번생은 처음이라> 리뷰로 돌아왔습니다! 

이번에는 리뷰라기보다는 일기에 가까운 느낌인데요, 그래서인지 급 *반말*입니다 ㅋㅎ. 

오늘도 편안하게 봐주세요! 
*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*

 

 


 

 

 

 예전에 살던 곳에서 쫓겨난 적이 있다. 그리고 이 일은 꽤나 오랜 시간 나를 괴롭혔다. 죄책감. 미안함. 무력함. 억울함. 두려움. 고독함. 그런 감정들이 밤마다 나를 덮쳐왔다. 잠을 제대로 자는 날이 없었다. 운 좋게 잠잘 곳을 구했지만 나는 그곳으로 들어가는 복도가 때론 너무 무서웠다.

 

 돌아보니 나는 내 몸 하나 뉘일 곳을 걱정해본 적이 단 한순간도 없었다. 어린 시절의 내가 한심할 만큼 순진해 보였다.밤의 한강에게 내 슬픔을 하소연하러 갔더니 한강변은 나의 슬픔을 외려 되받아쳤다. 수면위로 반짝반짝 빛나는,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의 주인공인 그 불빛들. 그 불빛들을 뿜어내는 집들 중엔 그 어느 것도 나의 것은 없었다. 이 드넓은 서울에, 수많은 건물, 그 속에 빼곡히 들어찬 방들 중. 나를 위한 공간은 단 하나도 없었다.

 

 이 일을 주변인들에게 털어놓을 때, 나는 반년이 지나도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. 그리고 반년이 훨씬 지났을 때 이 드라마를 보았다. 괜찮을 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 괜찮았다. 눈물이 자꾸만 흘렀다. 집과 몸이 하나인 달팽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라던 그녀. 지호. 그녀가 지난날의 나 같아서.

 

 

냥심의 한 줄 추천.

 


“터널을 지나가는 그대들. 모두 건투를 빕니다.”

 


 

 청년과 주거 


20204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6억대이고 전세가는 4억 후반대라고 한다. 하다 못해 월세마저 50만 원 대라고 한다. . 학생 신분인 청년이 최저시급으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서, 자신의 경제활동만으로 월세를 내는 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? 전혀. 학업과 건강, 사회 생활 대부분을 포기해야 겨우 메꿀 수 있는 돈이다. 취직을 한 청년은, 한달에 얼마를 저축해야, 그리고 대출금을 얼마나 갚아나가야 제대로 된 주거 공간을 가질 수 있을까?

지호(배우 정소민)는 자신의 집을 동생의 신혼집으로 내줘버리고 서울을 떠돈다. 세희(배우 이민기)는 럭셔리한 집을 가졌지만 죽을 때까지 대출금을 갚으며 살아야 한다. 집 없는 떠돌이와 하우스푸어. 서로의 처지가 극명히 다른 둘은 이 시대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보여준다. 그럼에도 우연히 라이프스타일이 잘 맞아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대안을 찾긴 했지만, 현실은 드라마 속 상황보다 더 나을 바가 없으니. 우리 청년들은 부모님에게 기대지 않고, 건강과 행복을 뒤로 미루지 않으면서 집 다운 집에서 살 수 있을까.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본 드라마이다. (해결 방안은 찾지 못함. 솔로몬 모집)

 

 

 

 

 

비혼에 대하여


비혼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해보게 된 드라마이기도 하다. 현재까지 나는 비혼주의자인데, 그럼에도 혼자 살기는 싫다는 생각은 종종 했었다. 그런 점에서 세희와 지호가 가짜 결혼 계약서를 쓰기 전까지 둘의 삶이 무척 좋아 보인다고 생각했었다. 의지할 수 있고 편안한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은 좋은 일이기에. 하지만 두 사람이 가짜 결혼 계약서를 쓰고 나서부터 판은 확 달라진다. 나도 지호만큼이나 결혼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다. 그러나 묘하게 엮여있는 가족 관계, 알리고 싶지 않는 가족사 등. 결혼은 결코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될 순 없었다. (특히 한국에선)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 더욱 비혼의 의지를 다짐.

 

세희와 지호의 사랑이 결혼으로 끝나는 것이 그닥 마음에 들진 않지만,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어쩔수 없이 절충한 결말이 아니었나 싶다. 그냥 결혼이 아니라 상호 간 계약을 기반으로 한결혼이기에. 흔한 결혼보다는 서로의 욕구가 잘 충족될 수 있는 결혼임을 드라마는 계약서를 매개로 명시하고 싶었나 보다.하지만, 드라마에서 수지 말대로… “네가니가 난 지 내가 넌지 모르는 그런 짜치는 연애관계가 된다면 이런 계약서는 얼마나 유효할까? 어쨌거나 비혼을 이야기하다가 결혼으로 끝맺는 이 드라마를 보고 내가 가졌던 최대한의 교훈은함부로 결혼하지 말자는 것. ㅋㅎ. (조정석 같은 남자가 없다면 결혼하지 말자.)

 

 

 

직장인 여성 그리고 K-장녀로 산다는 것은


한심한 남자동료새기들. 아오 

 

세 여성이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만큼, 청년 여성으로 한국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ㅈ같은 일인지 자주 등장한다. 직장인 수지가 끊임없이 사내에서 성추행을 당하는 모습, 지호가 동료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했던 모습 등. 끔찍할만큼 현실적으로 묘사된 것 같았다. 그리고 드라마 중간에 지호와 그녀를 성폭행하려고 했던 동료를 제삼자들이 좋게 좋게 넘어가자며 화해하라는 장면이 나오는데, 너무 하이퍼리얼리즘이라 개 같았다.지호를 조력해주는 이들이 많아서 잘 해결되었지만, 그녀에게 이 사건은 얼마나 충격적이었을지, 그 누구도 완벽히 알 순 없을 거다.

 

뭘 좋게좋게 넘어가요 이새기들아 

 

그리고 지호는 무척 가부장적인 경상도 집안의 K-장녀이다. 지호의 장래까지 무시하고, 뻑하면 밥상 엎고, 심지어 어쩌다 아이를 가지게 된 남동생에게 지호의 집도 신혼집으로 주라고 한다. ^^. 개빡치는 부분. 가부장적인 아빠나 뒤에서 은근슬쩍 딸 편 들어주는 엄마나 넘나 하이퍼 리얼리즘이었다.그리고 지호 어머니 (배우 김선영),, 연기 너무 잘하신다. 진짜 고향집에서 듣는 듯한 경상도 말투와 억양상견례 이후 엄마가 지호에게 하는 말 너무 눈물 좔좔이었긔

어쨌거나 이 드라마도 꽤나 여성 중심 서사인데, 한국에서 직장인 여성, K 장녀로 사는 것이 얼마나 ㅈ같고 억압적인지 잘 표현한 듯하다.

 

 

세 가지 모양의 사랑


지호와 세희의 사랑은 존중하고 예의 바른 모양을 가진다. 호랑(배우 김가은)과 원석(배우 김민석)의 사랑은 하나로 꽁꽁 묶여있는 모양을 가지는 듯하다. 수지(배우 이솜)와 상구(배우 박병은)의 사랑은 마음이 조금 더 커다란 사람이 품어주는 모양이다. 나는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마성의 마상구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는데, 가장 많이 마음이 아팠던 커플은 호랑 원석 커플이었다. 둘 에피소드 나올 때 가장 자주 울었고, 마음이 너무 아팠다. (이런 경험 해본 적도 없는데, 배우 김가은 님 너무 연기 잘하셔서... 진짜 감정이입 200% 되게 만들어버렸다. ㅜ ㅜ) 그리고 이 커플에 대해 하나 더 얘기해 보자면,, 호랑 원석 커플은 빨리 결혼하고 싶은 사람과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느끼는 사람이 만나 계속해서 갈등을 빚는다. 이 두 사람의 갈등은 호랑의 어머니가 원석에게 선물로 준 넥타이로 상징화되는데, 12화에서 둘의 데이트 장면에서 원석은 계속해서 넥타이가 목을 조르는 듯 거칠게 푸는 모습이 나온다. 호랑의 일방적인 기대, 그리고 그 기대에 못 미치는 자신의 현실이 목을 조여 오는 넥타이처럼 느껴졌던 것은 아닐까. 아무튼, 세가지 다른 모양의 사랑이 나오고 이 사랑들은 주로 여성 캐릭터 중심으로 묘사된다. 그 점이 이 드라마를 보면서 좋았고, 앞으로 이런 드라마 많이 나왔으면. (비혼과 여성 중심 연애 서사를 다루는 드라마 ㅜ. 사실 하나 있음. 검블유… 언젠가 리뷰 올리겠삼다. 이번생 말고 추천해주실 분 찾아여ㅠ)

 

마성의 마상구... 처럼 진국인 사람을 만나자 ㅜ

 

 

터널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에게


내 인생을 자주 터널에 빗대어 본다. 아직도 나는 터널을 헤매이는 듯한 느낌을 자주 받는데, 아주 거대한 터널 안에 작은 터널들이 계속 있어, 작은 터널을 벗어나도 또 터널이고, 또 작은 터널로 들어가고, 그런 무한반복인 듯한 느낌을 자주 받는다. 언젠가 터널을 벗어난 것처럼 보이는 이들에게 물어보고 싶었다. 터널 밖은 자유롭고 행복하냐고. 혹시 당신이 벗어난 터널 다음에 또 다음 터널이 있었는지. 다음 터널을 지날 때에도 이만큼 힘든 것이냐고.

 

터널을 떠돌며 언제까지 터널이냐고 울부짖는 지호에게서 나의 모습을 발견한 것 같아 깜짝 놀랐다. 동시에 그만큼 이 시대 청년들이 자신의 현재 삶을 터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또 놀랐다. 나는 너 말고도 다 힘들어라는 말을 정말 싫어한다. 그러나 그 말을 남에게서 들을 때와, 나 스스로 누군가가 또 터널을 걸어가고 있다고 지각하는 일은 완전히 다르게 다가온다. 누군가가 터널을 터벅터벅. 지친 발걸음을 걸어가는 것 자체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지는 않지만, 괜히 그 사람의 인생에도 어서 터널의 끝이 보였으면 빌어주고 싶어 진다.우리가 걷고 있는 터널은 다르지만, 괜히 터널이 덜 춥고 덜 어두웠으면 빌어준다.

 

 

<이번생은 처음이라>라는 드라마는 우리도 다 힘들어.”라고 푸념하는 드라마라기보다는,당신에 대해 나는 하나도 모르지만, 터널을 헤매이고 있다는 그 사실만 알고 있으니. 건투를 빌어봅니다. 라고 말해주는 드라마다. 세희가 지호에게 말했던 것처럼. “우리 모두 이번생은 처음이니. 건투를 빕니다.”

 

 

주저리 주저리 


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지 못한,, 저의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씁니다. 

- 세희는 어째서 결말애(커플 매칭 어플)라는 회사에서 일하는 캐릭터 설정이 되었을까요...!? 세희 대사 중에 "여성은 남자의 능력을, 남성은 여자의 외모를 본다 ~ " 이것이 무슨 당연한 본능마냥 말한 씬이 있었는데, 매우 마음에 안 들었음.

 

- 지호가 작가이기에, 드라마에 많은 책, 좋은 문장, 시 들이 소개됩니다! 그중에 가장 여운이 있던 것은... <19호실로 가다>인데요, 아직 못 읽어봤어요ㅠ 조만간 꼭 읽어봐야지. 여하튼 누구에게나 19호실이 필요한 것 아닐까요. 그렇기에 주거 문제가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하기도 하고. 

 

- 세희 지호 커플은 스킨십할 때 동의를 물어보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요, "키스해도 될까요?" "안아봐도 될까요?" 등... 어떻게 커플 사이에 스킨십하는데 물어보고 하냐~ 분위기 깬다 어쩌구~ 이런 말들을 봤는데 그에 대해 당당하게 반론하는 느낌이었습니다. 동의를 구하고 하는 스킨십이 오히려 충분히 설렘 폭발 간질간질 할 수 있음을 보여줌. 

 

- 배우들이 전부 다 연기를 잘했던 것 같아요. 몰입을 깬 인물이 한 명도 없었던 것 같은? 다들 캐릭터에 아주 잘 어울렸어요. 그리고 에이핑크 보미..! 연기를 이렇게나 잘하다니. 드라마에서 너무 귀엽고 매력넘쳐서 나올 때마다 진짜 좋았어요. 그리고 이청아님. 세희 첫사랑 역에 찰떡궁합임. 그리고 진짜 마지막. 지호 동생 역할 제가 <라이프 온 마스> 드라마에서도 진짜 좋아했던 노종현 배우인데ㅠ 진짜 귀엽지 않나요 사투리 쓰는 것도 개귀여워. 앜. 

 

 


일기처럼 휘갈긴 글이었네요. 

어쨌든 힘든 시기에 본 작품인데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있는 작품입니다. 

여러분에게도 힘이 되는 작품이길!

아직도 건강을 조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.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~

하루빨리 좋은 글로 돌아오겠습니다! 

 

마성의 마상구... 너무 귀여워 

 

 

-냥심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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